주소 이전

2013. 4. 24. 05:24

드디어 경시청에서 주소 이전에 성공했다.
아 증말, 지난 번에 서류 한 개가 미흡하다고 문전박대를 당했건만,
이번엔 나를 퇴짜 맞춘 아줌마 말고 다른 아저씨에게 접근해 패스!

근데 얘네들 웃긴다. 내가 아내가 있고 그 사람은 이틀 후에 와서 주소 이전을 할거랬더니
그러면 결혼 증명서가 필요하댄다.
내가 처음에 '결혼증명서'라는 말을 못 알아들어서 내 상황을 되도 안한 불어로 말했는데 거기다 대고 얘네들이 개그를 친다.

'뭐? 이틀 후에 이혼한다고?'
'아니 그러니까 그게 아니고 이틀 후에 아내도 주소 이전을..'
'뭐? 그러니까 이틀 후에 이혼을!?'
이러면서 실실 쪼갠다. 불어도 할 줄 모르는 나를 앞에 대놓고 농담을 시작한다...

프랑스 사람들 암튼 정말 말 하나는 끝내주게 많은 것 같다.

어제 저녁 티비를 보는데 얘네들도 퀴즈 대회 같은거 하더라.
근데 일반 참가자들 나와서 문제 풀 생각은 안 하고 계속 사회자랑 참가자들끼리 농담따먹기 하고 있다. 한 코너 끝나고 농담하고 한 코너 끝나고 농담하고.. ㅋㅋㅋ

우리 어학원 도서관에 가면 사감 선생님이 있다. 푸하하
주로 하는 일이, 입구에 앉아서 얘네들 도서관 출입증 가지고 있나 없나 검사하고 떠드는 애들 있으면 조용히 시킨다.
어학원이 대학교 부설이라 도서관에는 거의 다 대학생들인데 이 분들 정말 말이 많다. ㅋㅋㅋ

뭐라뭐라뭐라 속닥속닥속닥 한 번 이야기 시작하면 사감 선생님이 오거나 다른 학생이 조용히 하자고 할 때까지 떠든다. ㅋㅋㅋ

이걸 바꿔 말하자면, 불어 못하면 프랑스 사회에서 쵸큼 재미가 없어지는 거다.
얘네들 일상에서 농담은 삶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