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델 미술관에서 만난 남과 여
2013. 4. 24. 06:16날씨 살짝 풀린 어느 오후였다. 수업 끝나고 아내에게 잠시 끌려간 브루델 미술관. 브루델은 로댕의 제자라 하더이다. 미술관의 동선은 입구에서 작은 정원을 지나 거대한 기마상이 놓여있는 메인 디쉬를 먹은 후에 브루델의 작업 공간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꽤 괜찮은 동선이었다.
그 중 엉트레(entrée)인 작은 정원에서의 조각상들-
이 친구는 파워풀 그 자체다. 저 불끈불끈한 근육과 뭉뚝한 얼굴. 어디 가서 맞고 오지는 않게 생겼다.
이 친구는 좀 똑똑해 보인다. 몸은 얍실하니 앞에 놈보다 보잘 건 없는데 활이 대박이다. 자기 몸에 꼭 맞는 활 같다. 지형을 이용해 체중을 뒤로 쏟으면서 자신의 모든 힘을 활에게 전가해, 자기한텐 없는 힘을 만들어 내었도다. 짝짝짝! 머리 위에 있는 아들의 사과도 맞출 기세다.
사실 내가 요즘 이런 모양을 보면 좀 꽂힌다. 프랑스 와서 말도 안되고 기술도 없다보니, 자존감이 뚝뚝 떨어진다.. 나에게 일자리를 달라! (아내. 보고 있나?)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분에 대한 거다.
한 손으로 애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으로 짐을 머리에 이고, 표정은 전쟁터에 나간 것 같은...;;
어찌보면 호전적이고, 살고자 하는 의지 같은 것도 느껴지고, 뭐 다 좋은데..
그녀의 행동 거지나 표정은 사실 좀 다를 지라도 내가 매일 타는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랑스 녀자의 모습이랑 비슷하다. 이 분들 요즘은 백팩에 손가방을 동시에 지고 들고 다니신다. 우리 나라 대학생 녀자 분들 화장하고 핸드백을 드는게 평소의 코스튬이라면 이 분들의 그런 모습은 거의 못 본다.
일단, 튼튼하다. 너무 너무 튼튼하다. ;;
당신들은 파리의 버스에서 못 봤다고? 에이 설마..
그럼 벨리브를 타보시라.
당신을 추월해 가는 그 분이 바로 파리지엔느.. ㅋㅋㅋ
생각을 조금만 오버해보자면, 유럽에서의 남녀 평등의 힘은 바로 저 녀자들의 물리적인 힘에서 나온게 아닐까.?.?.?....
오늘의 결론.
1) 파리지엔느의 스피릿 = 가방 두 개 동시에 들기 혹은, 벨리브 타고 남성 추월해 가기
2) 프랑스에서의 남녀 평등이 이만큼 진전한 주요 요인 = 녀자들의 튼튼한 팔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