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살짝 풀린 어느 오후였다. 수업 끝나고 아내에게 잠시 끌려간 브루델 미술관. 브루델은 로댕의 제자라 하더이다. 미술관의 동선은 입구에서 작은 정원을 지나 거대한 기마상이 놓여있는 메인 디쉬를 먹은 후에 브루델의 작업 공간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꽤 괜찮은 동선이었다.

그 중 엉트레(entrée)인 작은 정원에서의 조각상들-

이 친구는 파워풀 그 자체다. 저 불끈불끈한 근육과 뭉뚝한 얼굴. 어디 가서 맞고 오지는 않게 생겼다.

이 친구는 좀 똑똑해 보인다. 몸은 얍실하니 앞에 놈보다 보잘 건 없는데 활이 대박이다. 자기 몸에 꼭 맞는 활 같다. 지형을 이용해 체중을 뒤로 쏟으면서 자신의 모든 힘을 활에게 전가해, 자기한텐 없는 힘을 만들어 내었도다. 짝짝짝! 머리 위에 있는 아들의 사과도 맞출 기세다.

사실 내가 요즘 이런 모양을 보면 좀 꽂힌다. 프랑스 와서 말도 안되고 기술도 없다보니, 자존감이 뚝뚝 떨어진다.. 나에게 일자리를 달라! (아내. 보고 있나?)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분에 대한 거다.

한 손으로 애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으로 짐을 머리에 이고, 표정은 전쟁터에 나간 것 같은...;;
어찌보면 호전적이고, 살고자 하는 의지 같은 것도 느껴지고, 뭐 다 좋은데..

그녀의 행동 거지나 표정은 사실 좀 다를 지라도 내가 매일 타는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랑스 녀자의 모습이랑 비슷하다. 이 분들 요즘은 백팩에 손가방을 동시에 지고 들고 다니신다. 우리 나라 대학생 녀자 분들 화장하고 핸드백을 드는게 평소의 코스튬이라면 이 분들의 그런 모습은 거의 못 본다.

일단, 튼튼하다. 너무 너무 튼튼하다. ;;

당신들은 파리의 버스에서 못 봤다고? 에이 설마..
그럼 벨리브를 타보시라.
당신을 추월해 가는 그 분이 바로 파리지엔느.. ㅋㅋㅋ

생각을 조금만 오버해보자면, 유럽에서의 남녀 평등의 힘은 바로 저 녀자들의 물리적인 힘에서 나온게 아닐까.?.?.?....

오늘의 결론.
1) 파리지엔느의 스피릿 = 가방 두 개 동시에 들기 혹은, 벨리브 타고 남성 추월해 가기
2) 프랑스에서의 남녀 평등이 이만큼 진전한 주요 요인 = 녀자들의 튼튼한 팔 다리!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