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2010. 7. 14. 23:17

우리글의 자존심-글사임당입니다.

사회의 그늘은 여전하고 그 안의 가족애도 여전하다.
    뜸하다 싶으면 나오는 뉴스 기사 중의 하나가 바로 패륜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패륜아들, 패륜부모가 서로를 해코지하는 모습은 이제 왠만큼의 자극이 아니면 어디에 내밀지도 못한다. 그들의 가정사에 대해 섣불리 판단할 계제는 아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사회가 많이 어려워졌다 하더라도, 어딘가엔 분명히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말이다.

    종이밥은 한지 느낌이 나는, 맛있어보이는 종이로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갈색 계열의 색이 쓰여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순간 입에 넣어도 볼까 싶었지만 사무실에 있었던 책이니까 깨끗하진 않겠다.

    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크는 아이들의 가정사에 나는 왜 거리를 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공감하기엔 너무 큰 슬픔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의 첫 느낌은 '힘들다'이다. 하루 이틀에 해결될 법하지 않은 지루한 가난이 그들을 끼니 때마다 찾아온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힘들어할 것 같은 어린 여자아이는 모든게 마냥 희망적이고 긍정적일 뿐이다. 그 소녀에게만큼은 사회가 여전히 물렁물렁하고 밝다.





짱짱뉴스 :::::

지구는 슈퍼맨 빼고 다 지켜야지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가 흘러내리고, 오존층은 듬성듬성 땜통이 생긴다. 도로 위에서 버젓이 배를 드러내놓고 누워서 매연을 토해내는 차들을 보면 잘 쉬어지던 숨도 탁 막힌다. 인간의 발자국은 잔디만 죽이는 것이 아니더란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여러분 그런다고 삶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있던 주인공이 부모님의 은덕으로 말미암아 염라대왕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따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개과천선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서게 된다. 주인공의 태도가 급변하는 대목은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환경보호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만 보더라도 이 책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한국 어린이들의 스트레스 유발 원인 1위, 숙제
사실 한국 어린이에게만 국한할 이유는 없다. 숙제는 누구나 해야할 일이며, 자신을 훈련시키는 좋은 수단이라고 본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공부와 숙제만이 아이들이 신경써야 할 유일한 소재라면 그 사회는 참 슬프기 그지 없다.

이 글의 주인공도 숙제만큼은 정말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하는 전형적인 어린이이다. 숙제만 안한다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런 그에게 악마의 속삭임이 시작된다. 넙덕한 책모양의 얼굴을 한 귀신들이 몰려와 주인공더러 밤에 숙제만 잠깐 잠깐 하면 하루 종일 놀 수 있다고 유혹한다. 이보다 더 좋은게 어디있으랴. 거기다 숙제를 천 일만 하면 그 이후로는 완전 자유란다. 얏호! 그런데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천 일 동안 똥도 싸선 안되며 숙제도 꼬박꼬박해야 한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천 일이다.

뭐야 이건!
물론 그 아이는 똥을 싸기 위해, 제한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숙제귀신의 제안을 거절한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조금 뜨악하다. 아이들에겐 정말 똥싸는 것이 특권일까? 그런 걸 하지 못한다고 해서 벌벌 떠는 아이들일까? 차라리 천 일 동안 라면을 먹지 못한다던지, 닌텐도 위를 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