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사용 방법
2013. 9. 17. 07:45내 블로그 사용 방법
내 블로그에는 네비게이션바도 없고 카테고리도 없다.
누군가 내 글을 모두 보려면 하나 하나 다 열어봐야 하는 수고를 해야한다. 타인의 경험과 생각을 읽는데 그 정도의 수고 - 마우스 클릭질하는 손가락 힘과 페이지가 전환되는 약 1초 미만의 시간 정도-는 그리 비싸지 않다.
혹시 예전에 봤던 글을 다시 보고 싶다면 검색을 하면 된다. 검색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건 본인의 기억에 이미 없는, 잃어버린 정보다. 그런 정보라면 본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일게다.
이 방법은 인간의 망각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고 있다. 페이지가 누적될수록 나도 내 글을 다시 볼 기회가 점점 더 멀어진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내가 썼던 글의 내용을 망각하고 자연스레 했던 말을 또 해도 켕기지 않는다.
아마 이 글의 내용도 내가 예전에 언급했던 것 같지만 그게 사실인지를 아는데 걸리는 검색의 수고는 내가 지불할 만한 노력이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언젠가는 제목과 댓글 창을 없애고 싶다. 제목창은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장벽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굳이 제목을 말하지 않는다. 제목과 인덱스 등은 깊이와 밀도를 가진 글에 필요한 기능인데, 그것은 내가 지향하는 블로그의 글과 거리가 있다. 좀 더 트위터에 가까운 블로그를 하고 싶다. 댓글 창은, 사람들이 별로 댓글을 안 달아서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글에 대한 가벼운 반응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서 없애고 싶은 이유가 있다. 댓글 창보다는 방명록에 남은 글이 더 좋을 때가 많다.
불편한 UI 좋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