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Attentat (1997)
공격
아멜리 노통브 (지은이) | 김민정 (옮긴이) | 열린책들 | 2005-07-10


공격


그는 너무 못생겼다. 그의 얼굴을 보는 모든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가관이다. 외모지상주의의 허울은 누구나 뒤집어 쓰고 있음을 반증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추한걸 봤을 때의 찡그림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그러고 넘어갈까. 오늘도 우리의 추남 카지모도는 자신의 외모가 붙여준 사회부적응자란 신분에 부적응하고 있다. 자신의 못생긴 얼굴이 영화계에서는 통할지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다가 발끝이 채 물에 닿기도 전에 문전박대를 당하지만, 그곳에서 야수에게 다가온, 아니 다가왔다고 착각하게 만든 그녀.

 

어찔까나, 야수 카지모도는 김굴아를 뛰어넘는 특유의 독설과 빼어난 외모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성공 해버린다. 한편, 그의 미녀는 어디서 굴러들어온 뼉다구 같은 멍청한 미남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카지모도는 미녀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그녀는 지금까지 몰래 속앓이를 했던 야수의 마음을 알 턱이 있나, 이성관계에서 우정은 가능하다고 착각한 그녀의 순수함은 탓할 꺼리도 안된다.

 

카지모도는 자신의 추한 얼굴을 당당하게 들이대면서 얼짱이면 모든게 통한다는 사회에 정면으로 직격탄을 날렸고 그것이 멋지게 통했지만, 정작 그도 역시 미녀 앞에서는 다리에 힘이 풀릴 뿐.


이런 경우 뭐, 새롭지 않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고참이 되어 쫄병들을 괴롭힐 예비된 가해자 이등병 이 하나도 안 불쌍하고, 가진자를 욕하는 사람들이 도리어 자기보다 없는 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만하다.


아, 끝도 없이 물고 물리는 세상이여.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