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당한 어느 노동자의 기도
2011. 6. 28. 22:52하나님, 저를 짜른 사장을 저주합니다.
그 회사가 꼭 제가 일한 만큼의 기간 안에 망하게 해주십시요.
하라는 대로 다 했지만 돌아오는 건 배신감뿐입니다.
동종 업계의 사람들로부터 왕따가 되게 하시고
자신이 저지른 일이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무책임한,
사장으로선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일이었다는 것을
꼭 회사가 망한 뒤에 뒤늦게 깨닫게 해 주십시요.
지금까지 나간 직원들이 모두 자신을 싫어한다는 그 사람의 말에
잠시나마 불쌍한 생각이 들었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하나님, 저를 짜른 사장을 저주하는데 조금이나마 주저하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행여나 싸구려 동정이나 싸구려 이해심을 발휘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사회의 폭력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저 자신을 제가 미화하거나 착한 척을 함으로써
이 불합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착각을 조금도 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저들은 자신이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피고용인을 이용하고 파괴하고 골수를 뽑아먹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아침에 했던 말을 점심 때 바꾸고, 또 다시 저녁 때 뒤집기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익이 타인의 눈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조금도 할 줄 모르는 자입니다.
하나님, 잠시나마 제가 그 사람의 이직 제안에 마음이 흔들렸던 점이 부끄럽습니다.
해고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티끌만큼의 손해를 감당하지 않으려고
이직으로 술렁술렁 넘어가려는 그의 약아빠진 수법을 누구보다 하나님이 잘 아십니다.
하나님 아버지, 당신의 아들이 그에게 수치를 당했습니다.
아버지 제가 직접 그를 복수할 수도 있지만 저는 아버지에게 이 일을 의탁합니다.
제가 당한 수치를 하나님이 복수해 주십시요.
단단히 복수해 주십시요.
행여나 그가 하나님의 구원계획에 포함되어 있다면 신중하게 재검토해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