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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테일 경제학

2010. 4. 11. 23:15
롱테일을 우리 말로 하면 긴꼬리이다. 예전엔 꼬리가 길면 붙잡혔지만 요즘은 꼬리가 길면 상품이 더 잘 팔린다고 한다.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냐하니, 오프라인에서는 장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잘 나가는 상품만 진열을 해 놓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장소의 한계란 없기 때문에 오만가지 상품을 모두 인터넷에 올리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베스트셀러가 전체 상품 중 20%라 하지만, 나머지 안셀러 80%가 총 매출의 20%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는 것이다. 말이 어렵다. 어쨋든, 오프라인에서는 진열대에 올라가지 못했을 법한 소외받은 상품들이 인터넷에서는 팔린다는 것이다!!

20/80의 파레토 법칙에 새로운 시각을 주는 이론이라 하여 당시(2005년?)에는 꽤나 획기적이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걸 몇 년 뒤에 읽었지만. 온라인 마켓에 대해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한편으로는 여전히 제한된 상품만을 올리는 것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에는 필터링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가 더 유익할 때가 훨씬 많은 것이다.

블로그가 유행할 때 언론미디어가 위축될 것이란 이야기가 많이 떠돌았지만 사람들은 더더욱 엄선된, 정갈한, 의미있는 정보를 원한다. 언론의 시장이 위축된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진 것이다. 파이가 커졌다고 하나?

책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블로그나 인터넷 소설이 대중화되면서 책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블로그의 글도 읽지만 오히려 블로그의 글을 통해서 더 책에 대한 갈증과 필요를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책스러운 이야기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더 커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더 커진다고 보진 않는다. 그저 접근 형태가 달라졌을 뿐,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 같이 책 안읽는 사람은 언제나 일정 정도 존재한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롱테일이 그렇게 내 삶에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롱테일을 읽고 나서, '아, 그러면 나의 음악 세계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없을 거란 두려움이 필요없겠구나, 내 음악을 하는거야!' 이런 반응? '아, 그러면 나는 번역가의 길을 가야겠어! 누군가는 나의 번역 스타일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을거야!' 이런 반응?..

롱테일은 사람들의 다양성이 세상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하는 이론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진심으로, 진짜, 현실에서 남과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과 초조함에 용기를 북돋워준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을 뿐더러, 그러잖아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잘 가고 있다.

그렇다, 이렇데 써대고 보니 롱테일을 나는 아주 주관적으로 읽은 것 같다. 역시 경제학 책을 가지고 나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엔 너무 격이 안 맞는 것이다. 흥-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