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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로球場路 - 백석

2009. 11. 1. 12:58
구장로球場路
_서행시초西行詩抄 1

삼리三里밖 강 쟁변엔 자갯돌에서
비멀이한 옷을 부숭부숭 말려 입고 오는 길인데
산 모롱고지 하나 도는 동안에 옷은 또 함북 젖었다

한 이십리二十里 가면 거리라든데
한겻 남아 걸어도 거리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느 외진 산길에서 만난 새악시가 곱기도 하든 것과
어느메 강물 속에 들여다보이던 쏘가리가 한자나 되게 크던 것을 생각하며
산비에 젖었다는 말랐다 하며 오는 길이다

이젠 배도 출출히 고팠는데
어서 그 옹기장사가 온다는 거리로 들어가면
무엇보다도 먼저 '酒類販賣業주류판매업' 이라고 써붙인 집으로 들어가자

그 뜨수한 구들에서
따끈한 삼십오도 소주燒酒나 한 잔 마시고
그리고, 그 시래기국에 소피를 넣고 두부를 두고 끊인 구수한 술국을 뜨근히
몇 사발이고 왕사발로 몇 사발이고 먹자

                                                          
비멀이한 : 비에 온몸이 젖은.
한겻 : 하루에 1/4인 시간. 곧 여섯시간



음..

아무튼 그의 헤어스타일은 멋지다.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