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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양, 저 모양

2010. 7. 12. 23:07
포항에 사는 이모는 권사님답게 식사 기도로 국물을 가볍게 식히곤 하셨다.
전체 기도로 시작해 우리 가정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간구와 축복 기도는 참으로 개인적이고 소망적이라서 국이 식은 것만 빼면 좋았다. 아빠, 엄마, 큰누나 순으로 내려오다보면 내 이야기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나를 두고 과연 어떤 기도를 하실까 하고 의례히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집중하게끔 만드는 기도였다.

지금이사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간간히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살아가면서' 라는 구절을 자주 쓰신 기억이 난다. 각자의 삶, 인생을 그렇게 표현하셨던 것이다.

가끔 만나는 어느 부부의 있음직한(?), 비현실적인(?), 에피소드를 듣고, 왜 '이 모양, 저 모양'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 에피소드를 꺼내지 않아서 이 글을 읽는 이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임을 이해하기 바라며. 어쨋거나 삶이란 것이 참 무정형일수록 정형화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우리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아홉 번 틀을 다져도 열 번째에 무너뜨리지 말란 법이 없는 것이 삶이고 인생이고 또 그 긴장이 인간사가 아닌가.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