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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Robert des noms propres (2002)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은이) | 김남주 (옮긴이) | 문학세계사 | 2003-10-15
양장본 | 175쪽 | 190*13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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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Slaaf Kindje Slaaf (2006)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돌프 페르로엔 (지은이) | 이옥용 (옮긴이) | 내 인생의책 | 2009-05-29
양장본 | 104쪽 | 210*144mm




흑인 노예를 물건으로 취급하면서도 자신의 가슴이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을 걱정하고, 좋아하는 남자 아이에게도 말을 걸지 못하는 수줍은 백인 소녀. 혹은 그 당시의 가장 문명화된 소녀.

2백년 전에는 사춘기의 아리따운 소녀지만 지금에 와선 된장녀도 이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다.

이상하게도, 로베르 인명사전을 읽는 내내 이 귀여운 악녀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주인공, 플렉트뤼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내 알 바 아니요'라.
오로지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대체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거야? 라고 끊임없이 자문하며 읽었으나 마지막에 뜬금없이 작가 자신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역시, 아멜리 노통브가 주인공이었어.

'저, 아멜리 노통브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이 정도의 기상천외한 삶을 산 사람은 되야 한답니다.'
죽음 마저도 아멜리에게는 세련되고 멋있어야 한다.

그녀를 보면 '아, 현대문학' 하는 인상이 정말 강하게 풍긴다. 시대에 너무 어울려서일까. 단지 새로운 새로움이라서일까.
아멜리 당신은 2백년 후에 문학계의 악녀로 판명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언뜻 들었지만, 그녀의 책을 재미있게 읽는 현재에 걱정할 일은 아니므로 일단 넘어가겠다.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