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5.23 경쟁, 쥐어짬, 본질로의 회귀, 탈락
관중의 반응을 끌어내는건 뭘까?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이에 대한 섣부른 공통점을 발견했다. 김범수에 지지난번 1등을 한 뒤, 다음 경연에서 노래를 제법 편하게(?), 가장 자신답게, 자신의 스타일로 불렀다가 순위가 추락했다.

바로 지난번 경연과 오늘의 경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이소라는 지난 번에 자신의 스타일에서 반발짝 더 나아간 스타일로 노래를 해서 2위를했다. 박정현도 그 때 팝가수의 여왕스러운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1위를 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오늘 경연은 순위와 자신의 선호도가 정확히 반비례했다.

어느때보다 자신다운 모습으로 불렀던 이소라,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스타일로 노래를 부른 박정현은 나란히 2위에서 6위로, 그리고 1위에서 7위로 후다닥 내려갔다.

지난번에 쌓아두었던 밑천으로 생긴 자신감이었는지, 자기 스타일로 돌아간 일종의 튜닝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이소라가 인터뷰에서, 어느 순간 귀가 불편해졌다는 말을 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한편, 김연우의 탈락은 정엽의 탈락만큼이나 아쉬웠다. 그가 부른 '나와 같다면' 편곡은 후반부에 조금 오버했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랬기에 청중평가단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일지도) 어쨋든 편곡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떨어지고 나서 그가 했던 말, 자신은 굴곡없이 평탄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노래에 깊이가 없다는 평은 자신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노래를 저렇게 잘하는데 뭘 또 부족해하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의 말에 공감한다. 요즘 시대에 평탄하게 살아온 사람 참 많은데, 그가 앞으로의 인생에서 자신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된다. 그의 노래에 공감할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임재범, 지금까지 나는 가수다에서 보여준 그의 존재감은 말 그대로 종.결.자. 음정이 틀리고 한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그의 노래에 공감한다. 그만큼 그의 삶으로 부르는 노래. 사람들은 희극보다 비극에 더 통감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라는 걸 새삼스레 느꼈다.

임재범이 노래를 노래로 즐기는 김연우를 흠모하고, 노래할 때 내지르는 박정현이 이소라를 흠모하는 건 어쩌면 그들의 끊임없는 자기 진화에 대한 욕구로 보여서 더 멋있다고 해야할까, 프로답다고 해야할까.
Posted by 뚤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