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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뚤뭇 2013. 7. 12. 00:48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이건 엊그제 일어난 일..

벨기에에 살고 있는 한민족 난민 아저씨의 영국 방문 비자 취득을 위해 어쩌다 내가 고분군투 중인 상황이 되버렸다. 아 멘붕- 나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요. 이러한 만남과 과정은 우연일수도 일상일수도 있다. 여긴 프랑스니깐.

오늘의 일상을 주님께 맡기면서, 모든 헤프닝 가운데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고백이 있는 하루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일하면서 측은지심과 아름다운 책임감을 느끼다가도 분노가 일기도 했다. 나는 주로 일의 잎뒤가 딱딱 안 맞을 때 분노가 일어나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일 외의 것에는 전혀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일하면서 분노를 느낀다는거 잘 모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내는 프랑스 오면서 행정처리에 관한 나의 분노를 봐왔기 때문에 잘 안다.

아무튼 아, 그 아저씨의 재정 상태와 영국에서 그를 초청하는 아저씨의 신분을 볼 때 이게 영국 비자를 받는게 가능할 지 모르겠다. 중간 중간 수수료가 계속 들어가는 것도 부담된다.

목요일엔 이 분과 이 분의 따님과 함께 인터뷰를 하러 가야는데 서류가 부족한 건 기정사실이다. ㅠㅠ

아.. 예전의 나였다면 이건 극단의 절망 상황이지만 아니다. 오늘은 다르다. 지금의 나는 웃으리라.




이 밑으로는 오늘, 바로 조금 전에 일어난 일.


그래서 난 아저씨와 그 딸과 함께 영국 비자 신청하는 사무실로 갔다. 여기서부터 일어난 온갓 자질구레한 어려움은 다 적을 수 없다. 생각만으로 골때린다. 어쨋든 결과적으로는 베리 굿. 프랑스 온 지 5개월된 내가 영어와 불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아저씨와 딸의 모든 서류를 제출!


비자가 나올 지 안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들과 함께 사무실에 가면서부터 난 절망적인 마음이 많았다. 이렇게 준비없이 행동을 하는 건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저씨의 무대뽀 정신과 함께, 오늘 봤던 말씀 -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어두운 영에 대한 것이라는 생각만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내 기준으로 봐선 완전 말도 안되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난 오늘도 그냥 그 자리에 있을테니 하나님이 하시라고 기도했다.


결국 서류 등록은 무사히 마쳤다. 등록된 서류가 많이 미비하고 부족하다. 하지만 그 누가 알겠는가? 세상 일이 돌아가는 걸 그 누가 알겠는가? 이 일이 그 누구 손에 있는가?


아무튼 난 오늘 내 일을 불평없이 평안함 가운데는 아니고 속으로 불평하고 짜증내면서 꾸역꾸역 갔다왔지만 서류는 무사히 등록되고 수고비도 받았으니 감사 또 감사.


자,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아, 홈페이지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