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회사는 잉크 장사를 하는 거임.
캐논 mp560.. 프랑스에서 중고로 산 스캐너 잉크젯 복합기다.
나는 프린터를 살 때 꼭 잉크 리필이 잘 되는가를 확인해 본다. 정품 잉크는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 사는 사람은 얼마 없을 거다. 하지만 프린터 파는 회사도 잉크를 팔아야 수익을 남길 수 있으므로 재생 잉크나 리필 잉크를 자신의 프린터에 호환되지 않도록 갖은 수를 다 쓴다.
지난 주에 내 복합기에 맞는 재생 잉크를 싼 값에 샀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잉크를 갈아끼워도 프린터가 얘네를 받아들여주지 않고 프린터 역시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난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갔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더구다나 이 모델이 한국에서 출시되었더라면 기술 좋은 우리 한국 업자분들이 솔루션을 만들어 놨을텐데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출시하지 않았는지, 혹은 많리 팔리지 않았는지 이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아씨 난 싸다고 재생 잉크를 두 셋트나 샀는데, 좀 기분이 안 좋아졌다.. 엊그저께 벨리브 벌금 사건도 있고 해서 자꾸만 이런 일이 겹치는 것만 같아 더 기분이 안 좋아졌다. 난 진지하고 심각하게 인터넷 검색을 했다. 그러는 사이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고, 그러는 사이, 아내는 빨래도 널고, 라면도 끓이고, 차도 끓이고, 커피도 마시는 등, 온갖 일을 혼.자.서. 하다가 결국 아내의 얼굴도 굳.. ㅋㅋ
일을 많이 해서 아내의 기분이 안 좋아진게 아니라, 내가 한 공간에 있으면서 아무 말도 없이 내 할 일만 하니까 기분이 안 좋아진 듯 하다.
어쨋든, 다시 잉크 얘기로.. ㅋㅋ
그래서 난 정품 잉크의 칩을 떼서 재생 잉크에 붙였다. 롱노즈와 일자 드라이버만 있으면 간단하게 교환할 수 있지만, 역시, 칩이다 보니 좀 성가신게 사실이다. 칩이 부러지거나 해체, 조립하는 과정에서 삐꾸날 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그리고 난, 어찌보면 재생 잉크를 반송하고 환불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여긴 프랑스다. 그런 일은 아직 해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업자에게 이런저런 나의 개인적인 상황을 소상히 말하면서(그것도 전화로!) 환불을 진행한다는 것은 좀 스트레스 내지는 불가능한 상황에 가까운 거다. 그래서 난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칩 교환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찌됏든, 결과는 대성공!
정품 잉크를 사용할 때 잉크 잔량이 없음으로 나왔었기 땜시, 이노무 프린터가 자꾸 재생 잉크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잔량 없음으로 인식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강제 프린트를 하면 인쇄가 아주 잘 된다. 하지만 품질은 확실히 정품 잉크에 못 미친다. 그래도 상관 없다. 프린터는 아내가 훨씬 더 많이 쓰니깐.
아차, 이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지금 아내는 여전히 기분이 안 좋은 채로 있다..
아.. 진정한 난제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