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비우티풀

뚤뭇 2011. 10. 24. 11:26











비우티풀

아무리 우리네 백수들의 삶이 평일 조조할인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라하지만 전날의 취침시간을 고려해 보면 그 조조라는 것도 참으로 부지런함을 수반한 행위가 아닐 수 없을진대, 그러한 중차대한 노력을 기울여 본 영화이니 또한 감동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는 관광도시로 알려진 바르셀로나의 내부에서 이야기가 엮인다.  중국인들이 지퍼가 제대로 열리지 않는 짝퉁 가방을 만들면 흑인들이 망태기에 담아서 언제든지 튈 수 있는 자세로 도시 한복판에서 불법판매를 한다. 제조와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자국인 장사치와 자국인 경찰 사이의 거래가 은밀히 진행되는 가운데, 장사치인 주인공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아둥바둥한다. 그의 이혼한 아내는 조울증이고 아이들의 삶은 불안정하고 얼마 전엔 그가 전립선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이야기가 한없이 우울해질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의 빛은 죽음에 있다. 우리네 인간들의 처절한 노력, 끝까지 삶을 움켜쥐려고 이 악물고 안간힘을 쓰는 자세,를 취하기 보다 그저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죽음은 안식이고 평온이고 삶의 모든 무게와 자신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에 대한 보상이자, 그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비로소 납득시켜주는 비약적인 장치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뷰티풀을 꿈꾸고 추구하지만 현실은 항상 비우티풀이라는 엉성하고, 뭐라 말하기 난감한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이율배반성을 무게감있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