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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착각, 착각.

뚤뭇 2009. 11. 26. 01:12
나는 엠과 대화할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엠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만 엠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일은 2005년에도 있었네. 지리산 밑에서 나는 그네들에게 똥싼 얘기를 했다. 나의 소중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만 그네들은, 물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으히히.

하고 싶었던 출판학교를 신청하면서 조금은 허탈한 마음도 있었다. 88만원. 한 달 월급.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하고 싶었다. 내가 먼저 중언부언하기 전에, 엄마는 흔쾌히 돈을 줬다. ... 도시락을 먹고 싶었지만 결국 돈이 없어서 도시락을 쌌고, 자전거를 타고 싶었지만 결국 버스비가 없어서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 알바가 좋았지만, 결국 돈이 없어서 자전거 알바를 했다. 도시락은, 자전거는, 자전거 알바는, 맛있고, 멋있고, 잼있지만, 그것들은 내게서 최선의 대접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에 조금 서운해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오늘, 15년 금융결제원 경력의 형님이 당구를 치면서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당구를 잘 치고 싶으면 당구장에 돈을 많이 내." 그래, 당구비 이상으로 당구를 잘 치려는 생각은 조금 위험하다. 돈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그밖에,
바울반, 자신의 존재를 걸고 대화하는 사람을 조심할 것. 그 속에서 들리는 황당한 말, 내 편은 누구인가.
차 선생님, '분배, 양심, 평등, 자유'를 추구하는 그의 바탕과 사상과 삶을 '욕구'하는 나.
출판분야에 대한 고민, 내가 욕망하는 나와, 생겨먹은 그대로의 나 사이의 갈등

그리고 여전히 계속되는,
착각, 착각, 착각.